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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

깊은 물_도종환

달도시 2018. 8. 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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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물

도종환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
얕은 물에는 술잔 하나 뜨지 못한다
이 저녁 그대 가슴엔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
돌아오는 길에도 시간의 물살에 쫓기는 그대는

얕은 물은 잔돌만 만나도 소란스러운데
큰 물은 깊어서 소리가 없다
그대 오늘은 또 얼마나 소리치며 흘러갔는가
굽이 많은 이 세상의 시냇가 여울을

#
깊은 물을 닮은 사람이 되고싶다. 나는 너무나 얕아 오늘도 작은일에도 마음이 소란스럽다.
깊은 물 위에 종이배 한가로이 떠다니듯이,
나도 누군가에게 깊고 고요한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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