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사실 스물아홉에서 서른을 넘어올때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이십대까지는 나이에 대한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것, 그것도 어떠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인거 같다. 한 시대의 주류에 속해있으면서 지나가는 세월에 두려워하지 않을만한 자신감말이다. 서른살이 되고 서른살의 후반, 그러니까 2017년도 연말즈음부터 서서히 뭔지모를 헛헛함이 밀려왔다. 물론 그 시기에 여러가지 감정적인 일들이 일어나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분명 이전에 느껴왔던 그런 우울함과 무기력함과는 조금 다른듯했다.

그렇게 서른하나를 맞이하고 비로소 나는 완전히 삼십대에 들어섰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슬프게도 시대의 주류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는 생각은 점점 커지고있다. 사소하게는 요즘 나오는 아이돌들이나 배우들의 나이가 이제는 점점 나보다 낮아지고 있다는 것도 그러하고 멀리 내다보고 이직같은걸 생각해볼때 경쟁력이 있을까, 경력은 짧고 나이는 많은 나를 뽑아줄까 라는 불안감도 한몫한다. 서른하나에 뭐 벌써 그런 생각을 하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그냥 점점 그런 생각이 더해진다. 주변 내 또래들은 벌써 무언가를 이뤘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도 있는데 내가 결혼을 원하든 원하지않든 그런 주변의 환경들은 내가 해야될것들을 방치하고 있다는,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것도 사실이다. 뭐 이런것도 일종의 질투로 분류되는 것인가.

예전 즐겨보는 예능프로에 한 사십대 여배우가 나와서 했던 말이 종종 생각난다. 삼십대까지는 그래도 뭔가 청춘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십대에 들어서고 나서는 그렇지않다며 눈물짓던 여배우... 그순간 나는 막 서른이였지만 뭔가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오는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배우의 감정을 점점 더 현실로 체감하게 되는거같다.

나이에 뭔가 좀 더 엄격한 우리나라 환경도 한몫하는거 같기도 하다. 요즘에는 취업이나 결혼연령이 많이 늦춰졌다고 옛날같지는 않다고 다들 말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러한 분위기가 남아있는건 어쩔수없다. 아무생각없이 찍던 셀카도, 아무생각없이 들여다보던 거울을 보는것도 이제는 뭔가 새로운 느낌이다. 문득문득 이전의 내 모습이 떠올라 조금씩 변해가는 외모의 모습도 아직은 조금은 낯설고 받아들이기 무섭기도하다.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수 없다고들 하고, 그게 사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여배우의 말처럼 아직 나는 시대의 주류에 속한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궁금하다. 이십대때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어떠한 자신감들을 지금도 조금은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것인지. 시간이 지나 사십대에 들어서면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한 헛헛함으로 청춘이 가버렸다 말할지도 모르겠다.

바람이 있다면 그때에는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가 내곁에 있거나 지금은 하지못한 무언가를 이뤄놓은 시기였으면 좋겠다.

반응형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