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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다큐시선_우울증이 어때서요?
우울한 감정 들여다보기

다큐시선 다음편 예고편부터 흥미가 갔었던 편. 우울증이 어때서요?
아무리 선천적으로 밝은 성격, 긍정적인 마인드를 타고났어도 살면서 몇번의 위기와 우울감은 오기 마련이다. 내 경우에는 선천적으로 밝고 긍정적인 마인드도 아닐뿐더러 TV에 나오거나 남들이 보기에 심각한 가정환경은 아니였지만 그렇게 화목하지도 않은 집안에서 자랐다.

어쩐지 내 이야기를 더 많이 할것 같은 다큐시선 후기. 프로그램에서는 우울증을 극복해낸 분들 혹은 아직 계속 치료중인 분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우울증은 선천적으로 계속 우울감이 있거나 어두운 사람이 잘 걸리는 병인줄 알았는데, 내 주변을 봐도 그렇고 이번 다큐시선을 봐도 그렇고 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밝았던 사람들도 걸리는걸 보면 성격이나 성향의 차이는 아닌거 같다.

프로그램에서 인터뷰 중에 기억에 남는건 침대에서 왜 일어나지 못하냐고 하는데, 그냥 일어나지 못하는거라고... 그게 그냥 병이라고 했던게 생각난다.

몸에 상처가 난건 눈에 보이니까 아프구나 하는데, 마음이 아픈건 남이 알아주기도 쉽지 않구나. 한편으로는 TV에 나오신 분들은 그래도 병원 다니면서 치료해보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그래서 많이 나아지고 있거나 극복해낸 분들인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속으로 삭히면서 집에서 아파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정말 우울했을때 '나도 상담 한번 받아볼까?'라는 생각을 많이했고, 그러고 싶었다. 그런데 정말 그게 쉽지 않더라. 병원 문앞까지 가는것도 정말 어렵더라. 병원에 가보지 않았기에 지금 나는 당시에 내가 겪었던 그 감정들이 정말 우울증이였는지조차 알수가 없다.

단지 그냥 우울한 감정이 있었던 것일까. 지금도 성격은 변하지 않았지만 당시에 지나치게 소심했고 남의 이목에 신경을 많이 썼으며,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누군가 속닥거리면 다 내 흉을 보는것만 같았다. 나와 아무런 감정도 없는 사람인데 괜히 나를 싫어할거라 생각하며 위축도 됐었다.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나는 왜 이러는지 계속 생각했고, 잠이 안오는 날이면 온갖 생각들에 너무 괴로웠다.

또 스스로 남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만한 이유를 꾸준히도 찾았던거 같다. 아주 사소한 신체적 결점에서부터 내가 이렇기 때문에 혹은 저렇기 때문에... 아팠을때는 나는 왜 태어났을까? 남한테 민폐나 끼치는 존재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거 같다. 살면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테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이라는 생각도.

사실 그 시기를 어떻게 지나왔는지 모르겠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시기적으로 바빠져서 생각을 멈출 수 있었던거 같고, 연애를 시작했었다.

생각해보면 사랑받으며 나도 모르게 많이 치유가 됐었던거 같다. 지금 그 연애는 끝이 난 상태지만 그 이전의 상태로 내가 돌아가지는 않았다. 내 못난점들을 찾으려 노력하지 않고, 나에 대해서 혹은 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 굳이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으며, 이건 단점일 수 있겠지만 오히려 생각없이 살려고 노력한다.

다시 그때의 우울감이 돌아오거나 힘든 시기가 온다면 외면하지 않고 상담을 받아볼 생각이 있다. 내 주변을 봐도 꼭 우울증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마음때문에 치료를 다니는 친구가 있으며, 그걸 굳이 숨기지 않는다. 숨길 필요도 없고.

정신과병원을 간다면 마치 정상궤도를 벗어난, 보통 사람들과 다른 사람이 된듯이 볼까봐 두려운 마음도 이해되지만, 내 감정을 방치하고 외면해버리는게 더 무섭고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프로그램에 나왔던 우울증을 앓았던 분들이 상담과 치료를 적극 권한다. 또한 전문가의 인터뷰에서 우울증약은 본인 가족에게도 권할 수 있을정도로 중독이 약하니 완치된 후에도 약물에 의지하게 될까 두려워 치료받기를 꺼려하는 사람들도 걱정하지 않아도 될듯하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 몸이 아픈 사람들처럼 꼭 치료받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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